장난스럽게 미국인들과 친구가 될 수 없다고 말 했었지만, 무섭게도 실제로 랭귀지스쿨에 있어서는 미국

인들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길이 거의 없다고 과감하게 말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일은 자기 마음먹기에 달

려있는법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로 말하자면 말이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단은 영어를 배우고 있는 우리에게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

가 거의 없다는 점. 길에 다니는게, 널린게 머리 노랗고 눈 파란 미국인들인데 왜 만날 기회가 없다는거

지?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그들이 우리에게 말을 걸 이유가 별로 없고 우리 또한 말을 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가 될 것이다. 입장을 바꿔 한국말을 더듬거리며 하는 사람에게 머 얼마간은 호

기심에, 친절을 베풀어 같이 대화를 나눌 수 있겠으나 그 사람과 십분이상 얘기하는 것은 고문일 수도 있

다 ㅋㅋ

그리고 미국애들은 상당히 바쁘다. 우리도 논다고 바쁘긴 하지만 얘네들은 진짜 뭘 하는지 디게 바빠보

인다. 실제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잇는 친구들이 많아서 그렇기는 하지만서도 학교 마치면 어디를 가는지

다들 차를 타고 가버리고.. 우리에게 나눠줄 시간은 거의 없는지도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일본인들은 요즘 다시 인기가 상승하고 있으나 한국인은 그다지 인기가 있는 편은 아닌거

같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정말로 첫번째 받는 질문이 north or south다. 커뮤니티 컬리지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모두가 하는 첫번째 질문은 저거다. 하지만 일본아이들은 옛날부터 일본만화, 음악

등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있어서 얘네들에게 호감을 갖는 사람들이 종종 많이 있다. 그리고 어떻게 보

면 해 다니는 것도 일본아이들스럽게 해다니기 때문에 일본 남자애들 경우에는 미국애들과 사귀는 '선망

의 대상'도 간혹 볼 수 있다. 그래봐야 영어 안되서 곧 깨지긴 하지만 ㅎ 여자 경우에는 사실 한국인이라

고 해도 기회가 좀 많을 수 있다. 그런데 나는 보수적이라 그런지 몰라도 이런거 반대하는 입장이라.. 머

리 까맣고 얼굴 노란 우리에게 호기심을 갖는 것은 좋은데 그렇게 흥미의 대상으로 사람을 대한다는건..

암튼 서양애들에게 asian은 머랄까.. 궁금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어서 인기가 많지만, 가끔 좋지 않은 경

우도 보기도 한다.

이렇게 미국애들과 친구가 되기 힘들고 말을 하기 어렵다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미국인들은 랭귀지 스

쿨 선생님 뿐인가? 아쉽게도 실제로 그렇기는 하다만 자기 하는 것 여하에 따라 버스 타서 옆 사람에게

말도 한번 해보고 그러면 네이티브들과 얘기를 할 수 있다.ㅎ 근데 우리 학원에 다니던 여자아이가 슬쩍

말 걸었다가 전화번호 달라고 졸라대고 엄청 고생을 했다는 얘기도 있고..

그러나 여기 우리에게 그런 기회를 주는 좋은 이벤트가 있다. 바로 컨버세이션 팰이라는 프로그램인데

주로 컬리지 안에 랭귀지 스쿨에 다니는 인터내셔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4, 5명을 한조로 짝

을 지워주는데 여기에 미국인을 한명 넣어서 일주일에 한번씩 한시간 정도 모임을 갖게 한다. 매주 어떤

내용을 가지고 진행을 할 것인지 디렉션이 오기도 하고 그게 별로 재미없으면 프리토킹을 하곤 한다. 그

럼 왜 이런 것에 미국 아이들은 참여를 하는 것일까? 당연히 뭔가가 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를 해서 그

기록을 가지고 가면 스피치, 라이팅 같은 수업에서 엑스트라 크레딧을 준다. 보너스 점수일 수도 있고 또

트랜스퍼를 할때 중요한 자원봉사 기록이 될 수도 있고.. 그래서 많은 아이들이 이 프로그램에 조인을

한다. 잘 하고 친절한 미국인을 만나면 정말 많이 도와주고 재미있게 진행되는 그룹도 있지만 반대로 간

혹은 정말 성의없이 그냥 자리만 지키고 시간만 때우다가 가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우리는 한국인 2명, 일본 여학생 1명, 뉴욕이 고향이라는 Levonia라는 이름의 미국 여학생 한명 이렇게 해서 조가 되었다.

컨버세이션 팰 십계명. 매치메이커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것을 늘 강조한다 ㅎㅎ